카테고리 없음 2021. 1. 28. 21:10

나의 인센스 스틱 입문기

인센스 스틱, 막대형 향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나는 연기가 덜 나고 향기가 부드럽다는 선향을 입문템으로 정했다.

선향은 향료를 반죽해서 면발처럼 뽑은 다음 건조시킨 것으로, 그을음과 연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나그참파와 같은 인도 인센스 스틱은 대나무 같은 심지에다 향 반죽을 핫도그처럼 굳혀서 만든다.

그래서 인도 향은 연기가 굉장히 많이 나고 노트가 강하다.

 

 

나의 입문향은 일본향당의 화풍!

일본향당은 일본의 아주 오래된 향당인데 요즘엔 샌달우드나 머스크 같은 모던한 향기도 만든다.

이 모던한 향들은 가격대가 좀 나가서 우선 보류...

 

일단 스테디셀러인 화풍시리즈의 아쿠아향과 백매화향을 체험 삼아 소량 구매했다. 개당 6천원!

 

 

바다와 물향기가 난다는 아쿠아향과 깨끗한 백매화향

 

 

안에는 이렇게 귀여운 향꽂이도 동봉되어 있었다

접시에 올려서 쓰면 향재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는다. 바람에는 잘 날리더라...

 

내가 좋아하는 파랑색ㅎㅎ

 

 

 

 

 

1통엔 이정도 양이 들어있다. 길이는 한뼘 좀 안됨

 

 

향꽂이가 있지만 그래도 인센스 홀더(향합)이 있어야 모양새가 살겠지?

 

그래서 쿠팡직구로 인센스 피우는 분들이 제일 많이 사용하시는 향합을 구매했다

 

 

 

내가 살 땐 8980원인가 더 저렴했는데 오늘 들어가보니 몇백원 더 올랐다.

쿠팡 가격은 늘상 왔다갔다 한다 마치 내 펀드처럼

 

아무튼 배송온 걸 까봤더니

 

 

 

 

만듦새가 너무 조악해ㅠㅠ 까슬까슬하게 나뭇결도 올라오고 칠도 다 발리지 않았고

경첩도 뻑뻑하여 뚜껑도 잘 안열리는 상태!

 

 

 

이대로 사용하면 온집안이 나무조각 투성이에 발바닥은 고슴도치가 될 것 같아 작업에 들어갔다!

 

 

 

다이소에서 2천원인가 3천원인가에 구입했던 목공 끌로 저 많은 구멍 하나하나를

별모양 동그라미모양 다 살려가며ㅜㅜ곱게 갈아줬다

저 거칠거칠한 향합 내부도 사포로 갈아줬고...두께가 들쭉날쭉했던 향합이 아주 얇고 균일한 두께를 갖게 되었다

 

나무를 갈았으니 다음 스텝은 칠.

 

전에 나무염주 만들어서 할머니께 선물하느라 사뒀던 호두기름(월넛오일)을

구멍 사이사이에 면봉으로 다 바 발라준다.

 

넓은 면은 넓은 붓이 향합보다 비싼 관계로 버리는 마스크에 기름을 묻혀서 슥슥 발라주고 버렸다. 재활용 ㅎㅎㅎㅎ

외부, 내부, 구멍 사이사이 매매 칠한 뒤

지금은 끈으로 매달아 건조 중

너무 힘들어서 사진은 못찍었다ㅜㅜㅜㅜ

 

한 이틀정도 더 두고 한 번 더 기름칠 하고 건조하면 더 번쩍번쩍하고 매끄러운 향합이 되겠지? 

지금도 인위적인 빨간 염료가 기름에 다 닦여나가고

나무가 고급 호두기름을 먹어서 진고동색을 띠고 있다. 아주 예쁘다

 

 

인센스 스틱 후기

 

자취방 부엌이 통풍이 잘 안되는 구조라 라면이라도 한 번 끓이면 냄새가 이틀을 간다

그래서 상쾌한 향이라는 아쿠아향을 바닥, 싱크대, 찬장 이렇게 3대를 피우면서 환기를 했더니

기름냄새, 음식냄새가 연기와 함께 빠져나간 게 느껴진다. 지금은 상쾌한 잔향이 남아있다

 

 

백매화향은 아쿠아향이 가진 시원한 느낌은 없고 굉장히 안정되는 향이다

 

 

 

플로럴하다! 향수 같다! 이런 느낌은 아니고 독하지 않은 연기의 잔향에 꽃향기가 느껴지는 정도?